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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없어도 되는 돈만큼만 사라.

by 문용민 2017.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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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처럼 주식투자했더니 돈복이 터졌어요①

국내 공기업에 다니다가 현재는 은퇴한 최여유씨(55세, 가명)는 종목을 고르는 눈은 날카롭지만, 실제 투자에 있어서만큼은 여유를 잃지 않는 장기투자로 성공한 인물이다. 그는 많은 종목에 투자하지도 주식공부에 열을 올리지도 않았지만, 누구보다 안정적이면서 큰 수익을 거두었고 현재도 수익금을 쌓아가는 중이다.

그가 처음부터 뚝심 있게 장기투자를 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그런 투자를 하게 되었고, 성공의 열매를 맺으면서 자기만의 투자세계를 만들어간 케이스다. 20년 전인 1997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국내 우량주를 매입하여 인생에 걸쳐 지속되는 자기만의 투자법을 갖게 되었다.

그는 30대 중반 시절 우연한 기회에 직장동료들과 재테크 모임을 결성하였다. 1주일에 2번 정도 점심때 만나 요즘 돌아가는 재테크 이야기도 하고, 때로는 증권사 객장에 가서 주식동향을 살피기도 하였다. 업무 자체가 주식과 연결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직장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큰돈이 아니었다. 월급쟁이들에게 매달 큰돈이 생길 리 만무했다. 그동안 서랍 아래 감추어두었던 쌈짓돈 1~2백만원 정도씩 각자 투자하였다. 주식에 내 돈이 들어가니 업무도 한층 재미있어지고, 재테크 공부도 되는 1석2조의 효과였다. 동료들과의 재테크 모임에 가니 다들 경제신문도 읽고, 새벽에 일어나 미국 다우지수도 확인한다고 한다. 그렇게 처음에는 재미 반, 투자 반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시작하였다.

그러던 차, 때마침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4만원이 붕괴된 것이다. 점심을 먹으며 재테크 모임을 갖던 동료들은 이 소식에 놀라 긴급회의를 했고, 지금이 삼성전자를 사야 할 때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숟가락을 놓자마자 모두 은행으로 달려가 마이너스 대출을 받았다. ‘이건 기회다’고 생각하였다.

재테크 모임 동료들이 하나같이 삼성전자를 사자, 주변 사람들은 “미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렸다. 삼성전자도 이제 망할 거라느니, 다 떨어지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느니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실제로 다음 해(98년) 삼성전자는 최저점을 다시 한 번 붕괴하면서 97년 저점인 35,100원을 깨고 32,600원까지 하락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재테크동료들에게는 믿음이 있었다. 어차피 마이너스 통장이었고 큰 금액이 아니어서 부담이 없었다. 또한 삼성전자가 망하면 한국도 망하는데,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당시 대기업이던 ‘대우’가 망하면서 대기업도 망할 수 있다는 공포가 한국사회를 휘감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함께 했기에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심리적인 여유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4만원이 붕괴되는 날 사고 나자,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떨어졌다. 믿음을 갖고 샀어도 공포 앞에서 인간의 심리는 흔들리기 마련이다. 주변 사람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도 그들의 믿음을 흔드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그러자 모임 사람 중 팔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결국 삼성은 망하지 않으니 이 기회에 더 사보자고 의견일치를 보았고, 추가 매수를 하였다.

얼마 후 최여유씨는 해외지사로 발령이 났다. 가족이 모두 옮기는 것이었기에 한국에 집이 필요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해외지사로 나가기 전, 부인 몰래 전세자금 중 일부인 3천만원으로 삼성전자를 사놓았다.

이후 삼성전자는 바닥을 찍고 오르기 시작했다. 최여유씨는 외국에 살면서도 삼성전자를 계속해서 샀다. 재테크 모임의 동료들 역시 삼성전자를 추가로 매수하였다. 재테크 모임의 제1원칙은 ‘없어도 되는 돈만큼만 산다’였다.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원칙은 동일했다. 공부하기 좋은 만큼만 사기, 떨어지면 조금 더 사서 물타기 하기, 이 역시 위험하지 않는 선에서만 추가로 매수하기였다.


삼성전자가 계속해서 오르자, 재테크 모임을 했던 직장 동료들은 삼성전자를 팔기 시작하였다. 2배 가까이 벌었으니 이 정도면 적당히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동료들은 대부분 7만원~10만원 사이에서 매도하였다. 하지만 최여유씨는 팔아봐야 당장 쓸 데도 없어서 그냥 묻어두었고, 오히려 계속해서 매수만 하였다. 반면 동료들은 삼성전자를 판 돈으로 제2금융권 저축상품에 투자하였다(당시 은행금리도 10% 이상이었다).

그가 해외지사에서 돌아오자 삼성전자의 주가는 30~40만원 사이였다. 동료들이 2배 수익을 거둔 반면 그는 무려 10배의 수익을 거두었다. 초기 투자금 3천만원에 그동안 계속해서 산 금액을 합치니 제법 큰 금액이 되었다. 그는 우선 삼성전자 일부를 팔아 코스닥에서 유행인 게임업체 주식 중 2종목을 샀다. 단기간 수익을 거둔 후, 코스닥은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으로 다시 삼성전자를 매수하였다. 그가 급등하고 있는 게임주를 판 이유는, 미국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증시는 미국을 따라간다. 미국시장의 게임 업종들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우리나라 게임주들도 곧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미련 갖지 않고 모두 정리하였다. 그런 다음 삼성전자가 더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삼성전자로 돌아왔다.

시작점에서 함께 서 있었던 그의 동료들을 보자. 이미 동료들에게 삼성전자는 머나먼 이야기였다. 대부분 4만원에 사서 10만원 이전에 팔았고, 이후에도 적금식으로 사기는 했지만, 30만원 이상이 되자 더 이상 사지 않았다. 바닥에서 10배 가까이 올랐으니 너무 위험한 주식이라는 생각이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 했지만, 사람의 심리란 그처럼 간단하지 않다. 4만원에 샀던 사람은 10배 오른 시점에서는 동일 주식을 사기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나는 괜찮다. 원금을 제외한 이익금 중에서도 일부만 삼성전자를 샀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나머지 수익금은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역시 직장동료들과 함께 투자하여, 마포와 동부이촌동 등에서 아파트투자로 수익을 거두었다.

이후 그는 한국전력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해 적금식으로 매달 5~10만원씩 모아 삼성전자와 한국전력을 매수하였다. 사람 좋은 그는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방법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는데, “나는 아이들 적금을 주식으로 한다”, “우량주는 망할 염려가 없으니 여윳돈 있으면 삼성전자나 한국전력을 사두어라”고 하였다. 그래서 주변 사람 중 일부는 그를 따라 투자하기도 한다. 뒤늦게 따라했지만 그들 모두 훌륭한 투자성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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